나랏빚 2000조 육박…정부 “재정건전성 우려 수준 아냐”

바른경제 | 승인 2021-04-06 10:45:01

(바른경제뉴스=김진아 기자) 지난해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에 육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등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국채 발행 등이 늘어난 탓이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까지 불어났으며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가늠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1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6일 기획재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1985조3000억원으로 전년(1743조7000억원)보다 241조6000억원(13.9%) 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국고채 등 확정부채와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부채가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국가결산보고서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감사원의 결산 검사를 거쳐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재무제표상 국가부채는 현금주의에 입각한 중앙·지방정부 채무(D1)에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부채를 합산한 것이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연금으로 지급할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부채다. 정부가 당장 갚아야 하는 돈은 아니지만, 연금조성액이 지급액보다 부족하면 정부 재원으로 충당해야 해 연금충당부채가 증가할수록 미래세대 부담도 커진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국가 간 재정건전성을 비교할 때는 국채·차입금·국고채무부담행위 등 확정부채를 포함하는 국가채무를 기준으로 하며 비확정부채는 포함하지 않는다.

세부적으로 보면 확정부채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네 차례 추경 등 적극적 재정 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채 발행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111조6000억원 증가했다. 주택거래 증가 등에 따른 국민주택채권과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외평채 잔액도 각각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1조3000억원 늘었다.

비확정부채는 전년보다 130조원 증가했다. 이 중 연금충당부채는 100조5000억원 증가했는데 최근 저금리에 따른 할인율 조정(2.99%→2.66%) 등 재무적 요인에 의한 증가분(86조4000억원)이 대부분 차지했다.

연금충당부채를 계산할 때는 미래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을 적용하는데 저금리 때는 할인율이 하락해 부채의 현재가치가 커진다. 예를 들어 할인율이 0.5% 하락할 경우 부채의 현재가치는 오히려 125조9000억원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기타 비확정부채는 전년보다 29조5000억원 늘었다. 주택도시기금 청약저축 증가(11조1000억원), 보증충당부채, 보험충당부채 등 기타충당부채 증가(1조7000억원) 등에 기인했다.

중앙·지방정부 채무인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3조7000억원이나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 8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4.0%로 2019년 결산(37.7%)보다 6.3%p 상승했다.

국가채무는 2011년 처음으로 400조원(420조5000억원)을 넘었다. 이후 3년 만인 2014년 500조원(533조2000억원)을 돌파하더니 불과 2년 만인 2016년 600조원(626조9000억원)을 넘겼다. 2019년 723조2000억원으로 700조원을 넘긴 후 일 년 만인 지난해 800조원마저 뛰어넘었다. 올해 965조9000억원으로 예상되면서 또다시 앞자리를 갈아치울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로 수입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경기 활력 제고를 위해 지출을 늘리면서 재정수지도 빠르게 악화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전년보다 59조2000억원 악화돼 71조2000억원 적자를 냈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3.7%로 전년(-0.6%)보다 3.1%p 악화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12조원으로 전년보다 57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월별관리 수지를 산출한 2011년 이후 최대 적자 규모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전년보다 3.0%p 악화돼 -5.8%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지원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사회보장성기금수지는 흑자(40조8000억원)가 지속되고 있지만,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 흑자를 제외한 숫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확장재정으로 주요 선진국은 큰 폭의 재정적자가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총세출은 전년보다 56조6000억원 증가한 45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 집행률은 2007년 이후 최고 집행률인 98.1%를 보였으며 불용률은 역대 최저인 1.4%를 달성했다. 총세입은 전년보다 63조5000억원 증가한 465조5000억원이다. 이에 따른 결산상 잉여금(총세입-총세출)은 11조7000억원 발생했다.

결산상 잉여금에서 차년도 이월액 2조3000억원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 5조7000억원, 특별회계 3조6000억원 등 9조4000억원에 달한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지방재정 확충, 국가채무 상환, 올해 세입예산 편입에 활용된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다음연도 자체 세입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총자산은 2490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90조8000억원 늘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504조9000억원이다. 자산은 190조8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부채는 241조6000억원이나 늘면서 순자산이 전년보다 50조8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에 따른 국가채무 증가를 감안해도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은 여전히 주요국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지원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절대적인 부채 기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며 "기축통화국을 기준으로 해도 평균 수준보다 낮다"고 언급했다.

기재부는 재정건전성 악화와 관련해 "지금은 일시적 채무 증가를 감내하더라도 확장재정을 통해 위기 조기극복 및 경제역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 속도, 중장기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바른증권방송 무료 급등주 바로가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