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물가]코로나19 이후 소비자 체감물가 상승 왜?

바른경제 | 승인 2020-07-03 06:20:02

최지윤 기자 = "남편 월급 빼곤 다 오른 것 같아요."

주부 A씨(42)는 요즘 식비 부담을 부쩍 느끼고 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제자리걸음 중인데, 체감물가는 높아졌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로 식품업계 가격 인상도 예고 돼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저물가 시대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100)로 작년 동월(104.88)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0.4%)을 제외하고 내내 0%대를 유지했다. 올해 1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에 힘입어 1%대로 올라섰지만, 코로나19로 4월에 다시 0.1대로 떨어졌다. 5월에는 8개월 만에 마이너스(-0.3%)를 기록했다.

지난달 돼지고기와 소고기 값은 전년 대비 16.4%, 10.5% 상승했다. 배추 58.1%, 고구마 30.2%, 고등어 14.5% 달했다. 조개와 생선류는 7.9%, 채소는 9.8% 올랐고 과일류는 3.2% 하락했다. 품목성질별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0.2% 떨어졌다. 농축수산물과 전기·수도·가스는 4.6%, 1.3% 올랐고 공업제품은 1.4% 하락했다. 서비스 가격은 전체 0.1% 상승했다. 집세와 개인서비스는 0.2%, 1.0% 올랐지만 공공서비스는 2.0% 떨어졌다. 휘발류와 경유는 13.8%, 19.3%, 고등학교납입금과 학교급식비는 68.0%, 63.0% 하락했다.

석유류와 공공서비스 품목에서만 물가 상승률 0.96%포인트를 끌어내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올랐지만,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감소해 외식물가 상승폭도 둔화됐다. 국제유가 하락과 교육지원 확대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하락해 저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vs체감물가 온도 차

정부의 소비자 물가 동향 발표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비자 물가 성장률은 0%대인데, 체감물가가 높다고 인식해 통계 신뢰성에 의문을 갖는 것이다. 무엇보다 측정상 차이와 심리적 요인이 크다. 소비자물가는 전체 가구가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 460개를 대상으로 측정하는데, 개별 가구는 이 품목 중 일부만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기름값 하락이 저물가에 영향을 끼치지만, 자동차가 없는 가구는 체감하지 못한다.

소비자물가는 구입 빈도를 고려하지 않고 산출한다. 체감물가는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품목의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아 온도 차가 날 수 밖에 없다. 최근의 소비 흐름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2015년 소비자물가 조사품목을 481개에서 460개로 조정한 후 늘어난 품목을 반영하지 않았다.

직장인 B씨(40)는 "체감물가는 분명히 올랐다. 대체 통계 기준이 무엇이냐"면서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 동향'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아니라 말 그대로 통계일 뿐이라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중소형 마트는 활기를 되찾았지만, 결국 물가 인상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부 C씨(54)도 "마트 가서 뭐라도 사 보고 조사하는 건지 모르겠다. 매일 장 보는 사람에게는 거리가 먼 얘기"라며 "정작 월급은 줄고 장바구니 물가는 올랐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차이가 큰데, 이런 통계치를 보면 더 답답하다"고 했다.

◇도미노 인상 우려

코로나19로 인한 도미노 물가 인상도 우려된다. 특히 우윳값이 오를 경우 아이스크림, 빵, 과자 등의 인상은 불가피하다. 이미 롯데제과는 1일부터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10.5% 올려 판매하고 있다. 인건비, 판촉비,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영 제반 환경 악화에 따른 조치다. 다만 전문점 제품 가격은 동결했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5차례 원유 가격 인상 여부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음달 21일까지 원유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낙농가는 지난해 우유 1L당 생산비가 790.06원으로 2017년 대비 23.33원 올라서 원유 가격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든 만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상태"라며 "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로 우유급식이 중단 돼 큰 타격을 입지 않았느냐.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품이 많은 만큼 줄줄이 가격 인상이 예상되지만, 소비자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 더 큰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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